1월 22일
낮에 서정이누 방에 가서 또 자취템들을 가져왔다.
이번엔 주방 용품 몇 가지랑 필터 샤워기...!
덕분에 안 써본 것도 경험하고
풍족한 자취 생활 누릴 수 있을 듯 ㅎㅎ 고마옹😉
자취 시작도 전부터 내 손에 뭔가 많이 들어왔다.
실컷 낮잠을 자다가 저녁에 이셰프 치킨을 포장해왔다.
한동안 잊고 지냈는데 정말 혁명적인 맛이었다....
이걸 어떻게 잊을 수가 있었지... 이 바보...
이셰프 치즈크림은 국가에서 보호해줘야 한다...
치킨 먹고는 맥주 마시면서 현미니랑
넷플릭스로 그 해 우리는을 정주행했다.
1월 23일
이 주의 프로젝트는 교수님 사정으로 인한 정기 회의 취소로
스프린트 일정에 예상치 못한 공백이 생겼고
현미니와 나는 기회다 싶어 내 생일부터 쭉 노는 중이었다.
끝장나게 알차고 재밌는 휴가를 즐기고 싶었는데
현미 옆에만 있으면 이상하게 잠이 쏟아지고...
심각한 불면증 환자인 내가 하루 종일도 잘 수 있는 몸이 된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늘어지게 자다가 저녁이 되어버렸고
뭐라도 하자 싶어 딸기 디저트를 먹으러 집 밖을 나섰다.
대일아파트 정류장엔 왜 광고 삽입을 안 할까!
빈 자리가 헛헛하여 저를 광고합니다. 🙃
반월당역 근처 카페 호롱커피에 갔다.
예전에 일요일 낮에 한 번 갔다가
만석이라 튕긴 적이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날은 마감 한 시간 전에 도착했더니
사람도 없고 아주 조용했다.
음료랑 디저트를 주문하고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았는데
벽면에 뭔가 익숙한 그림이 붙어있었다.
아닛 당신은 ㄹㅇㄱ 교수님...?
왜 여기서 나오세여
벽 보고 한참 웃었네...
음료 기다리는 동안 카페 구경하기
흔치 않은 모양을 한 딸기 크레이프 케이크.
바스크치즈 케익도 눈에 걸려서 같이 주문했다.
둘 다 새해 들어서 먹은 디저트 중에 제일 맛있었다!
아몬드 크림라떼는 헤이즐넛 향이 나서 내 입맛 저격이었다.
맛있는데 예쁘기까지 한 카페 짱이야
다음 연구실 회의까지 남은 시간은 단 하루.
어떻게 놀아야 잘 놀았다고 소문이 날까 고심하던 우리는
카페에서 즉흥적으로 당일치기 스키장 데이트를 계획했다.
현미니랑 이번 겨울엔 꼭 스키 타러 가자고 약속했었는데
같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거의 반 포기 상태였거든.
없을 줄 알았던 휴식 시간이 갑자기 생겼으니
스키장도 갑자기 가버리면 되는 것이다.
기욤아 크왕 겁줘도 하나도 안 무섭단다!
집에 와서는 또 맥주 마시면서 드라마 정주행을 했다.
복학하면 현미니랑 매일 술 파티를 벌일까 봐 걱정이다.
아무래도 음주할 수 있는 요일을 정해둬야겠다.
1월 24일
오전 10시 30분 시외버스를 타고 양산으로 향했다.
부산이었으면 지하철을 타고도 갈 수 있는 곳인데
대구발이어서 시외버스를 타야만 했다.
동대구터미널에서 양산터미널까지는 1시간 10분이 걸린다.
양산행 시외버스는 우등 버스밖에 없어서
우등 등급을 처음 경험해봤다.
버스가 부드럽다 못해 느끼해서 멀미가 날 지경이었다.
전날 장비 예약을 할 때 픽업 서비스도 신청해두어서
양산역에서 렌탈샵까지 픽업 봉고를 타고 올라갔다.
렌탈샵에서 장비와 옷을 고른 후엔
또 봉고를 타고 스키장까지 올라갔다.
눈 내리는 걸 전혀 볼 일 없는 경상도 사람이라
에덴벨리 스키장의 인공 눈을 보고도 설렜다.
리프트권은 렌탈샵 직원분이 우리 대신
줄을 서고 끊어주셔서 편하게 받았다.
우린 오후권을 예약해서 1시 반부터 5시 반까지 탈 수 있었다.
눈 뜨고 아무것도 안 먹은 상태라
에덴벨리 푸드코트에 가서 점심부터 해결했다.
태어나서 먹어본 돈까스 중에 제일 맛없었다.
그리고 이거 하나가 13000원이었던가...? ㅎㅎ
비싸도 맛있으면 오케이지만
비싼데 맛까지 없으니 진짜 화났다.
다음에 또 에덴벨리에 가게 된다면 시간이 촉박해도
양산역 근처에서 김밥이라도 한 줄 사 먹고 올라가야겠다.
리프트 타기 전에 한 장~
눈 밟고 마냥 좋은 경상도인 둘
리프트 타고 올라가는 중.
스키 장갑은 대여해주지 않아서 따로 구매해야 했다.
내려가기 직전!
처음 한 번만 초급자 코스에서 타고
두 번째부터는 계속 중급자 코스에서 탔다.
정적인 사진에서도 느껴지는 나의 뒤뚱뒤뚱한 발짓...
내가 평평한 곳에서는 앞으로 가는 것조차 잘 못해서
폴대를 뒤로 젖히면 현미니가 뒤에서 그걸 잡고
기차놀이하듯 날 앞으로 슉슉 밀어줬다! ㅋㅋㅋ
월요일인데도 내 생각보다 사람이 꽤 많았다.
주말에 갔으면 리프트 줄 기다리다가 날 샜을 것 같다.
현미니는 내 동영상을 많이 찍어줬는데
나는 스키 타고 내려오면서 내 앞가림하느라
폰을 꺼낼 정신도 없었다.
안간힘을 써도 꽤 많이 넘어졌거든...
반면에 현미니의 스키 실력이 수준급이어서 깜짝 놀랐다.
엄청 빠르고 안정적으로 슈슉 내려가면서
자유자재로 방향을 바꾸는데 첨엔 좀 약올랐지만
보면 볼수록 머시써따,,, 흫 오랜만에 좀 반함 ^_^
현미니 타는 걸 못 찍어줘서 넘 아쉽다.
여긴 중급자 코스 위에서 본 전망이다.
시야는 또렷했는데 하늘이 엄청 흐렸다.
그래도 춥지 않고 비가 오지 않은 것에 감사했다.
어떤 여성분한테 부탁해서 커플 사진도 찍었다!
잘 놀다가 요기에 스키 던져두고 간식을 먹으러 갔다.
아메리카노 향만 나는 맹물이랑 츄러스 냠냠...
뭔가 저녁이 가까워지긴 한 것 같은데
워낙에 흐렸어서 해가 지는지 아닌지도 모를 하늘
일직선으로 딱 저 부분만 구름이 갈라져서
중급자 코스 위에서 노을 한 조각을 볼 수 있었다.
장비 반납 시간이 다 되어 마지막 스키를 타고 내려왔다.
봉고에 실려가는 우리 둘...
렌탈샵에서 다시 옷을 갈아입고
양산역까지 또 봉고를 타고 내려갔다.
대구행 시외버스 출발 시각까지 한 시간쯤 남아서
양산역 근처 이마트에서 장을 봤다.
아니 장이라기보다는 저녁에 마실 술을 샀다...ㅎ
방에 돌아와서는 육회 낙지탕탕이를 시켜먹었다!!!
배달인데도 산낙지가 쉴 새 없이 꾸물거렸고 꼬들꼬들 존맛이었다.
스키부터 비싼 음식까지 아주 펑펑 쓴 날 ㅎㅎ
이제 좀 아껴야 해 우리...!
1월 25일
다시 돌아온 연구실 플젝 회의 날.
스키 탄 다음 날이라 내 사지는 멀쩡한 곳이 없었다.
옆으로 살짝 돌아눕는 것조차 불가능한 정도였는데
오빠가 일어나자마자 계속 마사지를 해줘서 아주 조금 풀렸다...
현미니는 역시 요령 있게 잘 탄 건지 아픈 곳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무거운 몸뚱아리를 힘겹게 이끌고
공구에 연구실 회의를 하러 갔다.
그리고 라운지에서 팀원들끼리도 회의를 하다가
교수님께 카드를 받아서 저녁에 회식을 하러 갔다.
재성선배 차를 얻어타고 다 같이 동성로 애슐리에 갔다.
스시뷔페를 못 간 게 아쉬웠던 건지
중원선배가 자꾸 초밥만 담아오는 게 너무 웃겼다. ㅋㅋㅋ
다시 오빠 방에 와서는 집 주인한테 전화를 하고
내가 입주할 방의 도배 상태를 확인하러 갔는데
이 아줌마 츤데레인가...?
장판을 중문 바깥쪽까지 싹 새로 해두셔서 놀랐다.
그렇게 안 해줄 거라고 말하더니 모야모야~
전화로 감사하다 인사드리고 부산에 돌아왔다.
이제 설 쇠고 2월 5일에 자취방 입주한다!
부산에서 설 연휴 푹 쉬고 슬슬 이삿짐 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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