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ny Hand DEEZ
일상의 편린

사랑니 빠이

2021. 11. 30. 22:55

  수능 선물    11/12  

 

 동생 수능까지 D-6이었던 날. 실감도 안 나다가 이때가 되어서야 아 맞다 얘 이번에 수능 치는구나 싶었다. 초콜렛이나 사탕은 입에도 안 대는 애라서 무슨 맛있는 걸 사줘야 하나 고민하다가... 도넛은 잘 먹어서 대구 갔을 때 랜디스 도넛에 들렀었다. 그런데 금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전 상품 매진이라 도넛은 구경할 수도 없었고! 그냥 부산에 가서 좀 더 생각해보기로 했다.

 

 마카롱이랑 다쿠아즈 중에 갈팡질팡하다가 다쿠아즈 한 박스로 정했다. 포스트잇에 짤막한 메모를 붙여서 동생한테 줬다. 입에 맞았는지 꽤 잘 먹길래 뿌듯했다. 그리고 나도 두 개나 뺏어먹었다. ^^

 

 

 이건 오빠가 내 동생한테 택배로 보내준 수능 응원 선물이다. 고디바 춰컬릿...❣ 누나 남자친구가 니 주는 거라고 전해줬더니 "현민이 형이?" 하면서 지 혼자 되게 친근한 척을 했다. ㅋㅋㅋ 한 번도 본 적 없으면서 어이업성... 아무튼 덕분에 내 입이 호강했다. ㅎㅎ 챙겨줘서 고마워 현미나😋 뚜여니도 카톡 선물코드로 기프티콘을 보내줘서 내가 동생한테 전달해줬다. 난 친구 동생 수능 챙길 생각은 하지도 못했었는데 완전 갬동쓰... 내년에 나도 뚜여니 동생 수능 잊지 말고 챙겨줘야지!

 

 수능 당일엔 내가 대구에 있어서 잘 몰랐는데 엄마한테 들어보니 수능 치고 와서 애가 약간 히스테릭했다고 한다. 불수능이었고 최저 못 맞출 수도 있다고 투덜찡얼댔다고~ 하지만 바로 다음 날에 닌텐도 스위치를 사고 잠잠해졌다. 걔한테 직접 들은 건 (쓸데없는) 한국사 만점이라는 것뿐이고 시험 어땠냐고 물어보기도 좀 그래서 난 그냥 얌전히 있는 중.

 

 

 

 

  외출    11/22  

 

 대구 다녀와서 금토일은 방에 박혀서 널브러져 있다가 월요일에 주영일 보러 서면에 잠깐 나갔다. 주영이가 뜨끈한 국물이 땡긴다고 해서 라멘정에 갔다.

 

 이거 전엔 언제 먹었는지 기억도 안 나는 라멘...! 정말 오랜만에 먹었다. 그런데 사실 주영이랑 3주 만에 만나서 이야기보따리를 푸는 데 집중하느라 라멘 맛이 생각이 잘 안 난다. ㅎㅎ 맛있었을..걸...?

 

 

 바람이 정말 심하게 불었다. 초겨울인데 태풍이 왔나 싶을 정도였거든. 사람이 이랬을 리는 없고 바람이 만들어둔 낙엽길인 것 같다. 보자마자 신이 나서 다 밟고 지나갔다. 올해의 마지막 낙엽 밟기. 사각사각. 소리도 좋다.

 

 

 베이커스 포장지가 바뀌었다. 날 실망시킨 적 없는 빨미까레가 앞면을 장식했다. 그렇게 빵을 사들고 집에 돌아가서 일주일 동안 또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부산에서 시작해서 밀양, 울산, 대구, 충주, 제천까지 찍고 왔더니 더 돌아다닐 기운도, 누굴 만날 체력도 남지 않은 11월이었다.

 

 

 

 

  백신패스관    11/27  

 

 토요일에 주영이랑 디즈니 신작 엔칸토를 보기로 했다. 영화 보면서 팝콘을 먹고 싶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백신패스관이 보이지 않아서 포기하고 취식 불가능한 일반관으로 예매했다. 그런데 당일에 다시 한 번 확인해보니 백신패스관이 열려있었다! 기존 예매를 취소하고 바로 백신패스관으로 갈아탔다. 그리고 영화 보기 전에 저녁으로 낙곱새를 먹으러 갔다.

 

 토요일 저녁인데 손님이 우리뿐이어서 좀 아리송했던 조방낙지 범천점... 식재료가 신선하지 않을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괜찮고 맛있었다. 영화관까지는 그리 멀지 않아서 걸어갔다.

 

 

 주영이가 낮에 팝콘을 앱으로 미리 주문해놓는다고 했는데 실수로 '지금주문' 탭에서 주문해버려서...! 바로 픽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새 팝콘이 버려질 뻔한 해프닝이 있었다. 다행히 직원이 버리지 않고 몇 시간 동안 그대로 보관해두셔서 우리 팝콘이 살아있었다ㅠㅠ 그리고 감사하게도 콜라는 새로 채워주셨다. 영화는 그저 그랬지만 달달한 팝콘을 배 터지도록 먹고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

 

 

 BIFC 뒤쪽 사유지에 이번엔 바람개비를 설치해놓았길래 구경하고 왔다. 봄에 활짝 피었던 이곳의 유채꽃들은 다 베어버린 걸까? 궁금해져서 찾아보다가 유채꽃이 두해살이 식물이란 걸 알게 됐다. 정말 짧게 지내다 가는구나.

 

 

 

 

  사랑니 발치    11/29  

 

 사랑니를 또 뽑았다. 몇 개월 전에 뽑은 건 왼쪽 아래였고, 이번엔 오른쪽 아래다. 잇몸을 째고 이를 조각조각 부숴서 빼내느라 수술 시간만 꼬박 40분이 걸렸다. 마취하고 기다리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한 시간이 넘는다. 수술하는 소리가 꽤나 끔찍했지만 이로써 드러누운 매복 사랑니는 모두 발치했으니 후련하다.

 

 수술하는 내내 긴장해서 온몸에 힘을 주고 있느라 고생한 나에게 사준 선물... 원래 쓰던 것보다 큰 파우치. 브러쉬가 길어서 매번 대각선으로 넣느라 낑낑댔던 걸 생각하면 충동 구매는 아니다 뭐.

 

 

 

 

  본 것  

 

 디피랑 오징어 게임은 아주 예전에 봤고, 나머지는 이번에 집에 박혀있으면서 정주행한 것이다. 영화는 매번 리뷰를 쓰면서 드라마는 그냥 킬링 타임용으로 보고 넘기니 금세 까먹어버리는 게 아까워서 짤막하게 기록한다.

 

D.P.

 내가 곰신이었을 때 이 정도로 심각한 군대 부조리는 들어보지 못해서였을까...? 와 요즘 시대에도 이런 부대가 있다고? 하면서 살짝 공감 불능 상태로 본 드라마다. 신승호 정말 토 나오게 연기 잘하더라. 그리고 감초 같은 구교환의 발견.

 

오징어 게임

 표절이니 아니니 논란이 많았고 자극적이라고 욕도 많이 먹었지만 솔직히 다들 재밌게 봤잖아 안 그래? 나도 엄마아빠랑 이틀에 걸쳐서 정주행했다고... 그래도 4화에 그 화장실 씬은 누가 언급이라도 해주지 그랬어 흑흑흑 얼마나 민망했게.

 

유미의 세포들

 구웅은 정말 만화에서 그대로 튀어나온 것 같았다. 웹툰이 원작인 드라마 중에서 이만큼 원작과 그림체가 비슷한 캐릭터가 있었던가? 원작과 싱크로율 300%였다. 그리고 개ㅐㅐㅐ답답한 캐릭터였다. 보면서 짜증 많이 났다. 누가 자꾸 오버랩되기도 했고...^^ 잘하자?

 윰세를 도대체 어떻게 드라마로 만들겠다는 것인지 의아했는데 세포들 애니메이션을 보자마자 납득 완. 성우들 더빙 퀄리티도 장난 아니었고 애니메이션이 상상 이상으로 귀여웠다.

 

브리저튼 시즌1

 시대극은 지금 보기에 민감한 요소가 많이 포함돼있어서 조금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엘로이즈가 사이다 발언을 툭툭 내뱉어준 덕분에 하차하지 않고 끝까지 봤다. 여기도 남주가 심각하게 답답하긴 했는데 피지컬이 wow여서 참았다. 드라마 자체는 유치뽕짝 막장이었고 듣던 대로 수위가 상당히 높았다. 줄거리는 차치하고 그런쪽으로 기대하고 본다면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보다 만족할 듯. 그리고 OST를 고급스럽게 잘 뽑아서 지금도 종종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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