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ny Hand DEEZ

  10/4  

 

 가족들이랑 소 양념갈비 2kg 먹은 날... 배 터지는 줄 알았다. 당분간 소고기의 시옷도 꺼내기 싫을 정도로 많이 먹었다. 그치만 지금 보니 군침이 싹 도는 게 또 먹고 싶네.

 

 

 

 

  10/5  

 

 마켓컬리로 잔뜩 주문한 것들이 도착했다. 매일 먹는 딸기잼과 블루베리잼에 질려 색다른 걸 먹어보고 싶어서 스프레드 세 종류를 주문해봤는데 모두 대만족이다. 크런치 땅콩버터는 땅콩 씹히는 식감이 생각보다 더 굵직해서 씹는 맛이 좋았다. 덕분에 더 고소했던 것 같기도 하다. 토마토 크림치즈도 기대했던 맛 그대로였고, 바질페스토는 사랑이 아닐까...? 많이 짜지 않고 향도 진하고 딱 좋았다.

 

 베이글은 개당 가격이 생각보다 비쌌지만 쫄깃하고 두툼해서 그 값을 했고, 과일 치즈는 맥주 안주로 먹으려고 샀는데 많이 단 편이었다. 확실히 와인이랑 더 잘 어울리긴 할 듯. 브라우니는 저 한 봉지에 겁나 쪼끄만 거 네 알이 들어있어서 많이 황당했다. 미주라 토스트는 입 심심할 때 스프레드 발라 먹으려고 산 건데, 내가 먹지 않은 날도 양이 야금야금 줄어들어서 이상하다 하고 봤더니 아빠가 밤마다 맥주 안주로 조금씩 부숴 먹고 있었다... 그래서 스프레드보다 더 빨리 사라졌다.

 

 마켓컬리에 맛있는 게 많이 보여서 자주 주문하고 싶은데, 최소 4만 원 이상을 구매해야 배송비가 무료라서 많이 아쉽다.

 

 

 

 

  10/9  

 

 구름이 아주 세상을 잡아먹을 기세였다. 주영이랑 카공을 하겠답시고 간만에 투썸을 갔지만 둘 다 책은 펴보지도 않았다. 장장 5시간을 내리 떠들다가 지쳐서 투썸 선반에 꽂혀있던 잡지를 구경하다가, 경대로 넘어가서 옷 쇼핑을 했다. 탑텐에 사고 싶은 재킷이 있어서 들어갔는데, 살지 말지 고민하느라고 거의 한 시간 동안 걸쳤다 벗었다를 반복했더니 사기도 전에 그 옷에 질려버려서 사는 걸 관뒀다. 내 옷이 아니었나 보다.

 

 

 저녁 먹으러 온더야드에 갔다. 낮이랑은 또 다른 분위기여서 그것대로 예쁘다고 생각했다. 웨이팅은 예상 밖이었지만 딱히 급한 것도 아니라서 그냥 기다렸다.

 

 

 저번에 부북대 친구들이랑 왔을 때 시켰던 것과 똑같은 걸 먹었다. 쥬영이도 청포도 리코타 샐러드를 좋아해줘서 뿌듯했다!

 

 

 저녁 먹을 때 계속 지브리 영화 OST가 들렸는데, 주영이가 듣다가 꽂혔는지 노래방에서 지브리 OST를 불러줬다. ㅋㅋㅋㅋ

 

 

 

 

  10/11  

 

 탑골공원 문현동 ver. 울 동네 어르신들의 찐 핫플.

 

 

 

 

  10/15  

 

 자켓용 옷걸이를 샀다. 옷 보관에 대해 딱히 중요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지라... 그동안은 무거운 외투도 얇은 옷걸이에 대충 걸어놓고 지냈는데, 얼마 전 내 숏패딩에 어깨뿔이 생긴 걸 발견하고 마음이 아파서 아우터용 두툼한 옷걸이를 사야겠다 싶었다.

 

 

 

 

  10/16  

 

 대망의 정처기 실기 치는 날이다. 낮밤 바꾸기에 실패해서 네 시간만 자고 일어났다. 필기 치던 날도 비가 내리더니 이날도 비가 왔다. 이번엔 경남공고에 시험을 치러 갔다. 칠판에 적힌 '주번'과 '언제부터 춘추복 착용'이 어찌나 귀엽던지... 중고등학교 다닐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시험은 개꿀이었다. 거의 모든 문제가 한 번 훑었던 개념에서 출제되었고, SQL과 코딩 문제는 난이도가 어마어마하게 높아져서 비전공자들은 피 좀 보겠네 싶었다. 이중 포인터에, 싱글톤 패턴 자바 코딩에, XOR 계산에, 구조체 포인터에, 교차조인이라니~ 문제 풀면서 좀 싱글벙글했던 것 같다. 오후에 가채점해보니 코딩과 SQL 문제는 당연히 다 맞았고 다른 부분에서도 점수가 크게 까이지 않아서 널널하게 합격이었다. 수제비 카페에 들어가보니 비전공자들이 대부분 울고 있어서 왠지 통쾌했다. 전공자도 아니면서 정처기를 물로 보고 아무나 치는 거 난 마음에 안 들었었다고... 흥.

 

 

 저녁엔 주영이랑 우리 동네 술집 윈드비어에 가봤다. 밖에 앉고 싶었지만 초겨울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의 추위였기 때문에 얌전히 안으로 들어갔다.

 

 

 감바스랑 맥주를 먹었다! 맛이 좋다기보다는 그냥 딱 맥주 한 잔 하러 가기 좋은 동네 술집이다.

 

 

 파울라너를 캔맥으로만 마셔봤지 병맥은 처음 봐서 주영이랑 한 병씩 시켜봤다. 내가 조와하는 파울라너를 전용잔에 마실 수 있다니 넘 조왔다!

 

 

 2차로 대연동 카페 복합성을 가려 했지만 마감했다고 튕기고... 경대로 넘어가서 카페 이정원에 갔다. 정원이 언니한테 보내주니까 자기 사실 카페 사장이었다고^^

 

 

 술 마신 다음 2차는 원래 커피 아인교...?

 

 

 늦게 가는 바람에 오래 앉아있진 못했지만 마지막까지 알차게 수다 떨었다. 시험 끝나자마자 열심히 놀아재꼈더니 시험 스트레스가 싹 날아갔다.

 

 

 나 이날 엄청 화려한 실키 플리츠 스커트 입었는뒈... 부끄러워서 트렌치로 꽁꽁 싸맸지!

 

 

 

 

  10/17  

 

 생리통 약이 다 떨어져서 약국 가는 길... 내 심장을 녹인 곰도리 하나ㅠ 주인 다리 뒤로 숨었다가 빼꼼 쳐다보는데 으악 진짜 넘 귀여워서 숨 참고 봤다.

 

 

 

 

  10/18  

 

 뚜연이가 우리 동네로 와준다고 해서 이바구페이도 쓸 겸 카페편안에 가봤다. 뷰 맛집일 건 알았으면서 그 뷰가 존재하기 위한 필수 조건인 급경사와 오르막은 왜 몰랐을까... 거리 가까우니 걸어가도 괜찮겠지 생각했다가 땀 뻘뻘 흘리며 거의 등산을 해버렸다.

 

 

 카페편안 마당에서 너무 편안해 보이던 치즈애옹

 

 

 1층은 고풍스러운 건지 공주풍인지 헷갈렸는데 아무튼 이런 느낌이고, 오른쪽 사진처럼 작은 영화관도 있었다.

 

 

 창 밖을 보면 이런 뷰가 보인다.

 

 

 우린 야외 테라스로 올라갔다.

 

 

 이건 실눈 뜨고 대충 봐도 부산 풍경...!

 

 

 옹기종기 모여있는 주택들. 여기에서 우리 동네 BIFC도 보였다.

 

 

 날씨가 맑아서 풍경이 더 예뻤다. 멀리까지 선명하게 다 보여서 좋았다. 그리고 높은 데서 내려다보니 확실히 마음이 가뿐해졌다. 내가 세상을 제패하는 기분(?)

 

 

 우리가 먹은 것! 디저트를 두 개나 시켰다.

 

 

 레몬에이드는 보라색 음료를 섞으니 더 예뻐졌다. 이름이 오로라에이드였던 것 같다.

 

 

 탁 트인 뷰를 보면서 고양이 찾기 놀이를 했다. 잘 보면 얘처럼 지붕 위에 고양이가 널브러진 집이 몇 채 있었거든... 졸귀탱

 

 

 낮인데도 그늘쪽에 가만히 앉아있으니 추워져서 저 투명한 노란색 천막 안으로 들어갔다.

 

 

 천막이 바람은 막아주는데 햇살이 들어서 아늑하고 따뜻했다! 담요로 몸까지 두르고 있으니 캠핑하러 온 기분이었다.

 

 

 노을 지기 시작하는 부산 동구, 남구 일대

 

 

 누가 제 앞머리 좀 잘라주세여...

 

 

 이 카페가 공간 분리가 잘 되어있고 야외 좌석이 많았는데, 손님이 낮 시간 내내 우리뿐이어서 정말 좋았다! 다들 이 높은 곳까지 올라오기 힘들었던 걸까...?

 

 

 이날은 추워서 니트 치마를 꺼내 입었다. 날이 언제 얼마나 더 추워질지 몰라서 트렌치 코트도 입을 수 있을 때 부지런히 입고 있다!

 

 

 해가 넘어가기 시작하니까 어디에 서도 뷰가 딱히 안 예쁘고 어정쩡해서 수여니가 그냥 차라리 전봇대 뷰로 찍어주겠다고 날 세워놨다,, ㅋㅋㅋ

 

 

 천막에 적힌 거 페인팅 낙서인 줄 알았는데 스티커였음

 

 

 하산하는 길, 엄청난 내리막, 노을빛의 부산항대교와 바다

 

 

 경대 우들주방에 저녁 겸 술 먹으러 갔다.

 

 

 치즈 감자전과 하이볼! 근데 감자전 이 코딱지만 한 거 얼마게요... 15,900원^^ 응 다신 안 가...

 

 

 1차 때 극악의 가성비에 충격 먹고 2차는 무조건 싼 술집에 가기로 했다. 서울포차에서 김치만두탕 하나만 시켜서 오래오래 우려먹었다. 오랜만에 마신 소맥인데 떠드느라 굉장히 천천히 마셔서 너무나 맨정신으로 집에 돌아왔다.

 

 

 

 

  10/20  

 

 쥬영이랑 점심 먹으러 전포에 갔다. 조그마한 양식집 키마즈다. 길 가며 처음 봤고 내부 벽면엔 떼다 만 엽서 자국이 보여서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인 줄 알았는데, 인스타를 찾아보니 2019년에 오픈한 곳이었다. 띠용~

 

 

 우린 바질 돈테키와 수란 까르보나라를 먹었다. 배 작은 우리가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으니 가격에 비해 양은 정말 적은 편이었다. 그래도 맛은 괜춘괜춘?

 

 

 주영이는 공부하러 독서실에 들어갔고, 나는 h&m에 가서 헌옷을 주고 5천 원 쿠폰을 받았다. 쇼핑백 두 개를 헌옷으로 가득 채워서 가져갔는데, 10월 한 달 동안 이벤트 중이라서 쿠폰을 네 장이나 받았다. 일 년 안에 다 쓸 수 있을 것인가! 필요하신 분 있으면 말하세용 내가 그냥 드릴게,,

 

 쿠폰 받고 나서 옷 구경을 했는데 눈에 들어오는 것도 없고 할인 기간도 아니어서 빨리 나왔다. 집에 바로 가긴 아쉬워서 밖에서 슬쩍 보고 예쁘다고 생각했던 카페 다운트에 들어갔다. 서면 전포에서 혼자 카페에 가본 건 처음이었다! 왠지 혼자서 여행하는 기분... 두근두근

 

 

 2층에 올라와서 아아와 말차 갸또 쇼콜라를 먹었다. 커피는 특별히 나쁘지도 훌륭하지도 않고 무난했다. 갸또는 말차크림 향이 인위적이어서 별로였는데 시트는 쫀득하니 맛있었다. 이거 먹으면서 노트에 일기를 끄적이며 시간을 때웠다.

 

 

 속 시원한 2층 통유리창과 깨끗한 하늘

 

 

 평일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카페가 전체적으로 조용한 분위기여서 공부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한 명이라도 말을 하기 시작하면 웅웅 울리는 구조여서 금세 시끄러워질 것 같다.

 

 

 에첸엠 쿠폰... 두 장은 앱으로 받았고 두 장은 실물 바우처로 받았으니 필요하면 말해주세영... 4만 원 이상 구매 시 5천 원 할인~!

 

 

 최근에 사서 아주 잘 신고 다니고 있는 마크모크 워커. 요즘 제일 발이 많이 가는(?) 효자템이다! 착화감이 짱 편하다.

 

 

 다운트의 외관은 이러했다.

 

 

 옷장 속에 고이 모셔두었던 트위드 자켓을 이날 처음 꺼내 입었다. 그런데 이놈이... 이놈이... 하... 털인지 먼지인지가 오질나게 많이 빠져서 이날 입은 밝은 색 이너와 바지를 난장판으로 만들어놓았다.

 

 

 폰 케이스마저도 무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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