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ny Hand DEEZ

  2021.08.14.  

 

 시험 끝! 토요일 오전에 정보처리기사 필기를 치고 왔다. 이거 공부 기간을 3주로 잡았었는데, 첫 주는 공부하기 싫어하기만 하다가 꿀잼 도쿄올림픽과 백신 핑계를 대며 거의 다 날려먹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공부한 기간은 2주 정도다. 2주 중의 반틈은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 시나공 책의 중요도 A, B 섹션만 부리나케 1회독했고(시나공 양 겁나 많아), 시험 치는 주엔 보다 느긋해져서 하루에 기출을 하나씩 풀며 애매한 개념을 정리했다.

 

 무작정 기출부터 풀었던 컴활 필기 때와는 다르게, 정처기는 개념을 먼저 적립하고 기출을 풀었더니 꽤 잘 풀려서,, 그리고 전공이라서,, 간땡이가 부어서,,, 개정 전 기출은 깔끔하게 버리고 개정 후 2개년도 기출 5개만 풀어보고 시험을 치러 갔다.

 

 

 시험 때 못 봤던 내용들이 많이 나와서 당황했고 출제위원들 욕하면서 문제를 풀고 왔는데, 역시 이번 시험이 역대급 난이도였다고 한다...! 그래도 공개된 가답안으로 채점해보니 100점인 과목도 있고 스근하게 합격이다. 개정 이후 갈수록 까다로운 코딩 문제가 많이 나오는 추세라, 4과목의 경우 전공자에겐 유리하고 비전공자는 어렵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5과목은 듣도 보도 못한 신기술이 많이 나와서 나한텐 제일 짜증나는 과목이었다. 이제 남은 실기는 두 달 뒤니까 그 전까지 또 부지런히 놀아둬야지!

 

 그리고 난 시험장으로 경성대를 선택했는데 쾌적하고 깨끗했다. 실기도 아마 거기서 칠 것 같다.

 

 

 시험 끝나자마자 아빠가 차로 날 데리러 왔다. 오랜만에 가족들이랑 오리백숙을 먹으러 가기로 했는데, 마침 비가 왔고 딱 백숙 먹기 좋은 날씨였다.

 

 

 2년 전에 마지막으로 왔었던 부산 선동 백운집. 평상 너머로 보이는 선동교를 기준으로 가까운 쪽은 수영강이고, 먼 쪽은 수영강의 일부인 회동수원지다. 비 내리는 저수지를 보기 위해 야외에 앉았다.

 

 

 우리가 앉은 곳은 평상이 아닌 끝쪽 테이블석이다.

 

 

 폰카로 떨어지는 빗방울 순간포착하기 무진장 어렵네.

 

 

 우리 아빠 애착 우산 좀 봐줘... 펭수 우산... 너무 웃기지 않니? 어디서 받은 것도 아니고 본인이 직접 샀다는 게 기절 포인트...

 

 

 백로다!!!

 

 

 첨엔 보고 얘가 물 위를 걷는 줄 알았잖니... 그런데 그냥 저쪽 수심이 얕은 거였나 보다.

 

 

 엄마가 막걸리 한 병만 시켜달래서 생탁 쉐킷쉐킷 중인 아부지

 

 

 시험 끝나고 여유롭게 비 구경하며 먹은 최고의 오리백숙이었다.

 

 

 2년 전에 만났던 앵무들도 잘 살고 있었다. 뒤통수 파란 애는 고추를 먹어서 신기했다. 안 매운가?

 

 

 기장에 가서 줄이 엄청나게 긴 호찐빵에서 만두도 샀다. 사람들이 띄엄띄엄 서 있어서 조금밖에 안 찍혔지만 정말 긴 줄이었다. 엄마아빠가 둘이서 기장에 놀러 갈 때마다 사오던 만두가 참 맛있었는데 그게 이렇게 인기 많은 집에서 공수해오는 것인 줄은 몰랐지...

 

 

 아빠의 투썸 기프티콘을 쓰러 송정해수욕장 투썸에 갔다. 창가에 앉았더니 해변열차 지나가는 것이 잘 보였다.

 

 

 송정해수욕장과 해변열차 뒤꽁무니. 바다에서 서핑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던데 이래도,, 되나,,,? 그리고 비 와서 엄청 추울 것 같았다,,

 

 

 홀케이크 기프티콘과 맞바꾼 푸짐한 양의 음식들^v^ 엄청나게 많이 먹었다. 난 호기심에 아이스크림이 올라간 밀크티 쉐이크를 먹어봤는데, 역시 디저트 먹을 때 달달한 음료는 별로였다... 다음에 케이크 먹을 땐 꼬옥 커피를 시키기로 해.

 

 

 이번엔 빨간색 해변열차 지나감동

 

 

 광안대교 타고 집 가는 중

 

 

 돌아갈 땐 비가 그쳐서 선선함만이 남았다.

 

 

 저녁엔 빠질 수 없는 고양이 구경!

 

 

 벌러덩

 

 

 내 시선을 계속 회피했던 나무고양이.

 

 아침부터 시험을 치고 돌아다녀서 정말 하루가 길었다. 오랜만에 산도 보고 강도 보고 바다도 보면서 제대로 푹 쉰 하루였다. 최근에 쓸데없는 걱정도 늘고 심리가 좀 불안정한 상태였는데 이 하루로 잡념을 싹 비워내고 편안해질 수 있었다. 나는 나이로 보면 훌쩍 다 큰 딸래미지만 아직도 먹여주고 재워주고 챙겨주고 응원해주는 든든한 울타리가 있어서 많이 고맙고 행복하다.

 

 

 

  2021.08.15.  

 

 전날 아침 9시 시험의 여파로 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버린 날. 아빠가 날 보고 이 시간에 웬일로 일어나있냐며 놀라워했다. 그리고 자갈치시장에 아침을 먹으러 가자고 제안해서 또 따라나섰다.

 

 부산 자갈치역 근처의 오복식당! 고등어구이 백반집인데 정말 눈물 나게 맛있었다... 티비 프로에도 여러 번 출연했고, 최근엔 허영만이 다녀갔다고 한다. 고등어구이는 두말할 필요도 없고 밑반찬으로 나오는 깻잎장아찌, 시락국, 된장국 속의 무가 우리 가족 입맛에 간이 딱 맞아서 특히 맛있었다. 밥(말 그대로 흰 쌀밥)을 싫어하는 아빠랑 내가 몇 년 만에 밥 한 공기를 싹 비울 정도였으니 완전 강추!

 

 오후엔 집에서 뒹굴뒹굴하고, 갑자기 프로젝트 수정 사항이 생겨서 그것도 조금 만졌다.

 

 

 

  2021.08.16.  

 

 음 오늘은 뭘 했는지 모르겠는데 하루가 사라졌다. 기억나는 거라고는 저녁에 먹은 샐러드...! 오끌이 사라진 뒤로 슬퍼하던 차에, 새로 정착할 샐러드집을 찾았다. 전포에 있는 그리너샐러드!! 연어 아보카도 샐러드를 배달 주문해서 먹어봤는데 짱이다... 연어 위에 통후추를 뿌려주신 게 취향 저격이고 양도 많고,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병아리콩이 들어있지 않다는 게 제일 마음에 들었다. ㅋㅋㅋ 앞으로 샐러드 땡기는 날엔 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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