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는 내 두 번째 기억장치이다. 머리로 기억하는 데엔 한계가 있어서 평소에 뭔가 생각이 잘 안 나면 블로그를 뒤적거린다. 오늘은 주영이랑 갔었던 카페 만디가 갑자기 생각나서 내 블로그 글을 찾아봤는데 없는 거다!!! 어떻게 이날의 일기를 안 썼을 수가 있지... 언제 갔는지, 그날 뭘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나고 그때 인스타에 피드를 올렸었다는 사실만 기억이 나서 오랜만에 인스타 비활을 풀고 게시물 날짜를 확인했다,, 그리고 일 년 전의 일기를 오늘 쓴다ㅎㅎ;; 머쓱
2020.01.07.
젖지 않는 비 전시회를 보러 현대미술관에 갔는데, 하필이면 비 오는 날에 가서 크게 감흥이 없겠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아 풀네임 머라머라 적혀있는데 머라는지 모르겠고요~~ 아무튼 레인룸 전시회다. 반년 전부터 핫한 전시회였어서 가봐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전시 마감 기한이 다가오고 있어서 끝나버리기 전에 주영이랑 후딱 다녀왔다.
온라인으로 사전 예약해서 들어갔다. 시간 당 몇 명으로 인원 제한이 있었다.
오 진짜 팔 뻗어도 비 하나도 안 맞음
대신 모든 행동은 느릿느릿 천천히 해야 한다! 달리거나 팔을 엄청 빨리 쇽 뻗으면 당연히 비를 맞는다.
멋있고 싶었나본데 머리카락이 개털이라서 실패
을숙도엔 딱히 볼 게 없었다. 그래서 미술관만 갔다가 버스를 타고 사하구 대티역으로 넘어갔다.
고메밀면 괴정점에서 밀면 냠냠
카페 만디로 가는 길은 완만하거나 가파르거나 경사의 차이만 있을 뿐 계속 오르막이었다.
특히 여기... 실제로 보면 더 엄청난 오르막이다. 이렇게 *산만디에 있어서 카페 이름이 만디인가 보다! (산만디: 산 꼭대기, 산고개를 일컫는 경상도의 사투리)
셜록이라도 튀어나와서 우릴 맞아줄 것만 같은 카페 입구. 대저택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는데 비가 와서 더 으스스한 추리 소설 분위기였다.
우린 실내도 실외도 아닌 사진 속의 자리에 앉았다. 천장이 유리여서 비 오는 걸 볼 수 있었다.
아아랑 디저트를 먹었다! 디저트 속은 생크림이었던 것 같다.
화장실이 예뻤다. 주영이도 화장실에 가서 오래도록 안 오길래 뭐 했냐고 물어보니까 거울샷을 실컷 찍고 왔다고 했당ㅋㅋㅋ
고풍스러운 실내
소품 하나하나가 앤틱 그 자체
주영이 아이폰 카메라가 가끔 맛이 간다고 했는데 내 사진 찍어줄 때도 맛이 가서 세로로 희한한 노이즈가 생겼다. 암부에만 생기는 게 신기하네 무슨 현상일까,,,
지독한 컨셉충^^
슴두살의 팔팔한 주영 도히였다...
얘 왤케 신났지
인테리어가 모두 고풍스러웠는데 계단쪽이 특히 더 엔틱한 느낌이었다! 서양 시대극에 나오는 그거... 말 안 해도 뭔지 알지 그거?
사하구에 놀러 간 건 처음이었다. 멀리까지 가서 하루 잘 놀고 왔다! 카페에 있는 동안 비가 잠시 그쳤었는데 내려갈 때 다시 비가 내리고 내리막길에 빗물도 콸콸 흘러내려와서 둘 다 신발이 쫄딱 젖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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