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ny Hand DEEZ

* 야빠 용어 많음 주의

 

 때는 바야흐로 2014년... 나는 꼴데에 미친 여중생이었고 사직구장을 수시로 드나들며 관중석에서 제 키만 한 롯데 깃발을 흔들어 제끼곤 했다. 코 묻은 용돈을 저축해 유니폼을 사 모아서 내 선수들 이름을 등판에 박아 넣으며 행복해했고, 김시진 감독 아웃을 외치며 신명 나게 욕하는 맛으로 봤던 그 시절 야구! 하지만 바로 다음 해에 내 최애 좌완투수 장원준이 두산으로 떠났고 설상가상으로 난 여고생으로 렙업 후 야자에 찌들어 살며 야구를 조금씩 잊어갔다. 수능 치기 직전엔 꼴데의 안방마님 강민호까지 삼성으로 이적하며 내 마음에 대못을 박았고 이 충격으로 난 더이상 야구를 보지 않겠다 선언했다. (티스토리에 글 남겼었음...) 이후엔 가끔씩 구단 순위만 체크할 뿐 야구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대학에 오니 다른 흥미로운 것들이 너무나도 많아 크보와는 더더욱 멀어져 갔다.

 

 그런데 두둥, 오늘... 저녁 먹으면서 별 생각 없이 도쿄올림픽 야구를 틀었다가 웬 미남 우익수가 호수비하는 것을 봐버린 것임.

 

 기가 막히게 공을 잡으면서 야구모가 벌러덩 벗겨졌는데 그와 함께 후광이 비치며 드러났던 대존잘 얼굴... 뭐야 저 잘생긴 우익수 누구야 아니 그라운드에 아이돌이 왜 있지 싶어서 곧바로 국대 엔트리를 스캔했고 찾아보니 심지어 이종범 선수 아들래미였다...! 내가 야구와 의절한 새에 이런 엄청난 뉴페이스가 등단했었다니. 하지만 난 극한의 얼빠는 아닌지라 이정후의 타석을 관심 있게 지켜봤고 웬 병살을 치길래ㅋㅋ 잠시 짜게 식었다. 잘생기면 뭐하노 야구슨수가 야구를 잘해야지~~ 그러나 아쉬운 모습도 잠시뿐 7회 말 갑자기 이정후-김현수 백투백 홈런을 때리는 게 아니겠는가?? 그리고 9회 말엔 이정후가 덕아웃에서 눈웃음을 살살 치는 게 카메라에 잡혔는데 미쳤음 그냥ㅋㅋ 그 순간 꼴데 치우고 키움으로 야빠 다시 시작해볼까 싶었다. 아니 사실 지금도 고민 중임 나 야구 다시 볼까?ㅋㅋㅋㅋ (넥센 시절까지만 야구 봤던 할미라 키움이라고 부르는 게 어색하네)

 

 이정후 외모 유죄. 이정후 당신 그냥 아이돌 아니냐고...!

 

 그리고 원태인도 체인지업 꽂아 넣는 거 상당히 멋지던데?? 장원준이 체인지업으로 삼진 잡고 간지나게 덕아웃으로 들어갔을 때의 그 희열이 떠오르면서 좀 겹쳐 보이기도 했고 원태인 선수 외모도 my style..☆ 귀여운 턱살이 왠지 묘하게 장원준이랑도 닮았다..☆ 삼성 정도면 복학 후에 대구에서 라이온즈파크 뺀질 나게 다닐 수 있지 않을까 싶고 삼성으로 갈아타면 그리운 풍기도 다시 우리 팀이고^^! 오승환까지 우리 팀이라 생각하니까 아유 벌써 든든하네. 하여튼 진짜로 오래간만에 야구 보면서 야구 덕질은 다시 해봐도 재밌겠단 생각을 했다. 한여름에 야구장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가를 부르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게 얼마나 스트레스 풀리는 일인지 잘 알기 때문에 더더욱! 한창 열정적으로 야구 봤던 때가 생각이 난다.

 

 원태인 자꾸 보면서 누군가 겹친다 했더니 정용화 닮았네

 

 원태인!!!!!!!! 올림픽 남은 경기 동안 깔끔한 피칭 흐뭇하게 지켜볼 거고, 올림픽 끝나고도 계속 꽂혀있다면 진지하게 삼성 야구 생각해봐야지^^ 크보 볼 생각하니 벌써부터 혈압이 오르는구만~~ 올림픽 이후에 식는다면 뭐 안 보는 거고.

 

 다 쓰고 보니 이정후보다 원태인한테 더 감긴 것 같네ㅋㅋㅋ 맞아 난 원래 투수를 더 조와하거든... 구종 중에서도 체인지업을 제일 좋아하는데 원태인이 체인지업을 그렇게 잘 던지잖아ㅜㅜ 제구력이 좋아서 진짜 깔끔하게 들어가는 게 너무 좋다. 변화구 뚝 떨어지면서 삼진 잡아낼 때 사람이 얼마나 섹시해보이는 줄 아냐고!

 

 이건 여담인데 이정후가 원태인 인스타 맞팔 안 해줘서 원태인 혼자 이정후 사진에 좋아요 누른다는 걸 알고서 뻘하게 웃겼다. ㅋㅋㅋ

 

 여담 둘. 14시즌에 꼴데 선수를 제외하고 타 구단에서 내 원픽은 김광현이었다...! 요즘 메이저에서 잘하고 계신가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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