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ny Hand DEEZ

* 스포 O

* 움짤 출처: 텀블러

 

 그 유명한 '히얼스 쟈니~'가 나오는 영화. 스탠리 큐브릭이 남긴 스릴러 영화의 바이블. 잭 니콜슨을 악역의 대명사로 만들어버린 작품. 드디어 나도 봤다. 내가 원래 공포영화를 못 봐서 (보면 6개월 동안 잠 못 잔다) 이 영화도 아쉽지만 평생 못 보겠거니 했는데, 무서운 거 잘 보는 수연이 덕분에 같이 랜선음주 하면서 넷플릭스로 도전할 수 있었다. 다행히! 귀신이라든지 깜짝 놀래키는 장면은 많이 나오지 않아서 한 번도 눈 감지 않고 끝까지 잘 견딜 수 있었다. 진정한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영화'는 컨저링이 아니라 샤이닝이다.

 

줄거리: 잭이 오버룩 호텔의 관리인으로 취직해서 겨울 동안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소설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겨울 동안은 관리인과 그의 가족 빼고는 호텔에 아무도 들이지 않는 모양이다.) 그래서 잭은 가족을 데려와 겨울 내내 호텔에 묵게 되는데, 폭설이 내려 호텔이 고립되고 만다. 한편 잭의 아들 대니는 영혼과 교감하는 능력을 가졌는데, 호텔 안에서 자꾸만 무서운 형상을 본다. 그 형상은 다름 아닌, 옛날에 이 호텔에서 일어났던 살인사건의 피해자인 두 쌍둥이였다. 수십 년 전 이 호텔의 관리인이 미쳐버려서 자신의 아내와 쌍둥이 딸들을 살해했던 것이다. 그런데 잭도 그와 비슷하게 점점 미치기 시작하더니 웬디와 대니를 죽이려 든다. 웬디와 대니는 잭으로부터 필사적으로 숨어 다니고 잭을 따돌리며, 결국 호텔로부터 도망치는 것에 성공한다.

 

 샤이닝은 호텔의 복도에서 대니가 자전거를 타는 장면을 '스테디 캠'이라는 촬영기법으로 찍었다. 카메라의 흔들림을 최소화하고 뒤에서 따라가는 듯한 시선으로 촬영하는 것이다. 이 기법 덕분에 왠지 초월적 존재가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불안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거의 모든 장면들이 완벽한 좌우 대칭을 이루어서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계속 조마조마하다가 대니가 복도 끝에서 두 쌍둥이를 마주했을 때 어찌나 놀랐던지... 두 쌍둥이가 나오는 장면이 몇 없었는데도 너무 무서웠다 쟤네들.

(대니 역을 맡은 꼬마가 너무 귀여워서 영화 끝나고 검색해봤는데, 73년생이더라는^_^ 생각지도 못한 나이대여서 식겁했다. 맞다 이거 엄청 오래된 영화였지...)

 

 

피의 엘리베이터

 

 

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

(일만 하고 놀지 않으면 잭은 바보가 된다.)

 

점점 신경질적으로 까칠하게 굴며

타자칠 때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예민한 사람이 되던 잭.

그가 휘갈겨놓은 문장들은 결국 모두 저거 하나였다.

잭이 정말로 미쳐버렸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된 순간.

 

 

 난 사실 잭보다도 웬디의 겁에 질린 모습을 보고 두려움을 더 많이 느꼈다. 놀라는 연기를 너무 잘해... 몇몇 장면에선 로봇이 말하는 것처럼 대사를 치던데, 일부러 그런 건지 발연기인지는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다고.

 

 

 이것도 꽤나 유명한 장면이다. 대니가 잭을 미로에서 따돌려서 탈출하고, 잭은 미로의 출구를 찾지 못해 결국 미로 속에서 얼어죽고 말았다. 눈까리 뒤집고 저렇게 죽어서 상당히 코믹했다.

 

 그리고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인 bgm. 시종일관 들렸던 불쾌하고 소름끼치는 소리가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소리만으로도 어마어마한 공포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걸 알려준 샤이닝.

 

 영화를 다 본 후 의문점이 몇 개 생겼는데 (https://blog.naver.com/indigo1116/220653081049) 이 해석을 읽고 대부분 해결할 수 있었다. 볼 때도 즐거웠고, 해석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었던 영화다. 아마 몇 년 뒤에 또 생각나서 n차를 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버룩 호텔 237호실 굿즈 갖고 싶어!!! 알라딘에서 키링 나왔을 때 살 걸... 그땐 셜록에 미쳐있을 때라 221B 키링만 샀었는데 이제 와서 아쉽고 난리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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