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ny Hand DEEZ

 

 사람의 감정을 이토록 분석적으로 서술한 것에 감탄하며 글을 읽다가, 한 챕터에서부터 기분이 나빠졌다. 작가가 쓰리썸을 옹호했다. 단순히 한 남자가 가질 수 있는 환상에 불과하다는 식으로 대수롭지 않게 그것을 정당화하며 넘어갔다. 그리고 책의 후반부에선 남자 주인공 라비가 다른 파트너와 외도까지 저지른다. 작가는 이 부분에 대한 묘사도 철저히 남자 주인공의 심리 위주로 서술했다. 그러고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결혼 생활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었다느니 어쨌느니 하면서 일상 생활로 돌아간다~ 당연히 여자 주인공 커스틴은 아무 것도 모른 채로 끝난다. 현실 연애에 도움이 되는 구절도 꽤 많았지만, 몇몇 부분에서 쓰레기 같은 소설이었다. 이런 사상을 가진 작가인 줄 몰랐다. 다시는 이 작가의 책을 읽고 싶지 않다. 그리고 문장이 너무 번역투여서 보기 불편했다.


[문장 옮기기]

 

 "자긴 또 특유의 '화나고 치욕스러운데 이상하게 조용한 상태'야." 어느 날 저녁 그녀가 이렇게 진단한다. 라비가 네 명의 동료와 함께 이용할 승합차를 예약하곤 하는 렌터카 웹사이트가 있는데, 예약 마지막 화면에서 멈춰버려 원하는 대로 예약이 됐는지 카드 결제는 완료됐는지 그는 알 수가 없다. "그럴 땐 비명을 지르고 욕을 하고 나서 침대로 와도 돼. 난 괜찮아. 아침에 당신 대신 내가 렌터카 회사에 전화를 걸어도 되고." 그녀는 그가 화를 제대로 표출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난국에 처했을 때 그걸 무감각과 자기혐오로 전환시키는 그의 심리 과정을 알아본다. 그녀는 이렇듯 그에게 창피를 주지 않으면서도 그의 분노가 취하는 형태를 알아보고 이름을 붙인다.


 사랑의 초기 단계에는 반드시 감추는 게 적절해 보였던 많은 비밀을 마침내 드러낼 수 있다는 순전한 안도감이 어느 정도 생긴다. 우리는 우리가 존경할만하거나 정신이 온전하거나 안정적이지 않으며, '정상'이거나 사회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고백할 수 있게 된다. 유치하고, 공상적이고, 거칠고, 희망에 들뜨고, 냉소적이고, 허약하고, 다중적일 수 있게 된다. 우리의 연인은 이 모든 것을 이해하고 눈감아줄 수 있다.


 가끔 그는 한밤중에 온욕을 한 뒤 밝은 불빛 아래서 자신의 몸을 살펴본다. 노화는 피곤해 보이는 것과 좀 비슷하지만, 잠을 아무리 자도 회복되지 않는다. 해가 갈수록 조금씩 더할 것이다. 올해의 이른바 못 나온 사진이 내년에는 잘 나온 사진이 된다. 자연의 친절한 속임수는 모든 일을 천천히 진행시켜 우리를 상대적으로 덜 놀라게 하는 것이다. 어렸을 때 알았던 나이 많은 아저씨들처럼 언젠가는 그의 손에도 검버섯이 생길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이 그에게도 일어날 것이다. 아무도 피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