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ny Hand DEEZ

 한동안은 재즈만 주구장창 들으면서 블로그를 썼는데 오늘은 동물의숲 bgm을 무한 재생해놓고 타자를 쳤다. 세상 근심 걱정 다 달아나게 해주는 동숲 브금 체고야 정말!

 

 

  2/20 (토)  

 

 부산에서 올라온 다음 날 츄욱 늘어져서 방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오빠는 게임 만들어서 스팀에 올린 걸 보수하고 나는 사진 보정을 했다. 각자 할 일을 하면서 서로의 방식대로 쉬고 하루가 녹았다. 그리고 현민이가 충격과 공포의 참치마요를 해줬다. 그 엄청난 양과 비린내를 잊을 수가 없다.

 

 

 

 

  2/21 (일)  

 

천일 기념 커플링을 미리 맞추러 현대백화점에 갔다.

티파니앤코에서 반지 호수 이것저것 껴보고

사이즈 확정해서 결제 기다리는 중

반지 잘 사주는 므찐 오빠

 

나는 제일 작은 사이즈인 4호, 오빠는 7호였다.

4.5호가 있었으면 딱 좋았을 것 같은데 흐긓 아쉽다.

 

 

두근두근

 

 

모던하우스에 들러서 한 시간 넘게 돌아다니고

반월당 어느 카페를 갔다가 만석이라 튕기고

대구제일교회 근처 카페 로스팅로보에 가서 당 충전을 했다.

어딜 가더라도 특별한 일 없으면 무조건 커피를 먹는 난데

이날은 너무 진이 빠져서 단 걸 안 마시면 죽을 것 같았다.

 

 

민트색이 이토록 예뻐보였던 적이 있었던가...!

민트색 때문에 티파니앤코 싫어했으면서

이러고 있는 내가 너무 웃겼음

 

 

언박싱합니다 두구두구

 

 

그냥 별게 다 예뻐 보였다!

 

 

주머니도 넘 앙증맞고,,,

어떻게 반지를 주머니에 넣어줄 생각을 하지

너무 귀엽잖아

 

 

드디어 착용

심장 박살

 

 

빛 따라 묘하게 색이 달라보이는 이 녀석

 

 

이봐 티파니 1837... 나랑 영원히 함께 해...ㅁ7ㅁ8

티타늄 때깔 너무 예쁜 거 아니냐며 광광 우럭따

 

저녁엔 이마트에서 장을 보고

현미가 소세지 볶음을 해줘서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다음 날 건강검진을 받으러 갈 예정이라

9시 이후부터 금식을 했다.

 

 

 

 

  2/22 (월)  

 

정말 간만에 이른 아침에 일어나서

오빠랑 택시 타고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다.

 

우리의 나이 차가 딱 1년인지라

2년을 주기로 받을 수 있는 건강검진을

나는 홀수 해에만, 오빠는 짝수 해에만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살면서 절대 같이 받을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2020 코로나 사태 때문에 작년 건강검진 대상자들은

따로 신청을 하면 올해 6월까지 검진 기간을 늘려준다고 했다!

 

건강검진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현미랑 ☆같이☆

받을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나도 드디어 건강검진 데이트 해본다~

하면서 기분 좋게 병원으로 출발했다.

 

근데 간호사들이 매우 불친절했고

환자들을 앞에 두고 즈그들끼리 내내 귓속말과 잡담을 했다.

피 뽑는 건 또 어찌나 미숙한지

지가 내 팔을 자를 듯이 고무줄을 세게 묶어놓고는

피 안 뽑힌다고 피스톤을 스무 번은 넘게 당겼다 놓았다 해서

기분을 있는 대로 다 잡치고 나왔다.

 

자궁경부암 검사도 따로 받으러 가기 싫어서

일부러 산부인과도 같이 있는 큰 병원으로 간 건데

여기서는 검사 안 된다고 딴 데 가시라 그러고^^

국민건강보험 사이트에서 그 병원 조회했을 때

분명 자궁경부암 진단한다고 적혀있었는데 ㅎㅎ

 

어디였냐면 대구 곽병원^^이다.

 

 

금식 때문에 배가 너무 고팠어가지구

태산만두까지 걸어갔는데 월요일 휴무!!!!

하 그래서 당장 다시 검색해서

삼화만두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우동이랑 찐만두도 평타 이상이었지만

비빔만두가 개 대박이었다 존맛탱

금식 후 먹는 첫 끼라 허버허버 빠르게 해치웠다.

 

 

건강검진을 오전에 받고 이른 점심을 먹었더니

시간이 널널~~~했다.

커피인구에서 이 카페라떼를 먹을 때가 11시 반쯤이었다.

일찍 일어나서 이미 할 일을 다 끝내고 즐기는 여유

아주 좋았당

 

 

약전골목이라 한약 냄새가 솔솔 들어왔다.

나는 싫어했고 이현민은 좋아했다.

완전 할아버지가 따로 없다.

 

사장님도 커피를 내려 들고 밖으로 나가셔서

지나가는 동네 소상공인 동료분들과 인사를 하시며

여유롭게 낮을 즐기셨는데 그 모습이 넘 부러웠다.

 

 

베이킹 냄새에 홀린 현미니가 치즈 케이크를 시켰다.

무슨 카라멜 포장하듯이 나온 게 신기했다.

그리고 물론 맛있었다.

 

 

오후에 옷 구경을 실컷 하고 쇼핑을 좀 했다.

미쏘에서 마음에 드는 니트를 찾았는데

시즌오프 할인 중이어서 냉큼 집어왔다.

그리고 로엠에서 얇은 가죽 자켓을 입어봤는데

현미니가 완전 내 옷이라고 잘 어울린다고 사줬다.

나도 내 옷이라고 생각한다! 봄에 주구장창 입어야지.

 

 

쇼핑을 끝내고 고양이카페 말랑캣에 갔다.

천국에 잘못 들어간 줄 알았다.

 

 

나는 아아 현미는 아이스티

 

 

와 고양이 카페가 이런 곳이었구나...

진짜 천국에 잘못 들어간 거 맞는 거 같은디...

 

 

마사지해주니 얘가 나한테 골골송을 들려줬다.

행복해서 기절 ㅇ<-<

 

 

ㅋㅋㅋㅋㅋ 궁둥이 말고 얼굴 좀 보여줘 얘들아ㅜ

 

 

녹아내린 볼따구

 

 

이 애기가 오래도록 내 품을 안 떠났다!

그래서 엄청 오래오래 마사지해주고 쓰다듬어줬다.

얼굴이 콩만한 게 어린 고양이 같았다.

근데 얘가 내 니트에 발톱을 박고 있어서

빼낼 때 결국 니트 올이 하나 풀리고

내 피부에 생채기가 생겼다 ㅎㅎㅎ

 

 

귀여웡 내 눈엔 코숏이 젤 예뻐

 

 

윗층에도 고양이가 많이 있었다.

윗층은 보드게임카페 겸 만화카페 겸 고양이카페였다.

(== 진짜 천국)

 

고양이 카페의 사장님이 혹시 고양이를

돈으로만 보는 건 아닐까 애들 대우가 별로이진 않을까

이런 걱정들 때문에 지금까지 고양이 카페에 갈 생각을 선뜻 못 했었는데

 

여기 사장님은 윗층에 엄청 자주 올라오셔서

애들이 몇 마리인지 사라진 건 아닌지 일일이 체크하시고

아픈 애들은 직접 젖병으로 밥도 먹이시고

애들이 쉴 수 있도록 고양이만 들어갈 수 있는

고양이 휴게실도 만들어 놓으셨다.

그걸 내 눈으로 보고 나니

여긴 참 따스한 곳이구나 싶어서 마음이 확 놓였다!

(사장님 목소리랑 말투도 스윗하셔서 믿음이 갔당)

 

 

우리 테이블쪽 창가에 자리 잡으신 삼색

 

 

골골

 

 

얘가 진짜 웃겼는데

 

 

자세만 고쳐 잡을 뿐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도 여기에 꽤 오래 있었는데

얘가 눈 뜨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정말 잘 자던 기절냥

 

 

만화 읽는 거 방해하던 고영

(마일로 작가님의 극한견주라는 웹툰 단행본을 봤다. 존잼이었다!)

 

 

할만한 보드게임 없나 찾으러 들어간 방에

니가 왜 거기서 나와ㅋㅋㅋ큐ㅠㅠㅠ 귀여워...

굳이 여기서 자네...

 

오후 5시쯤 밖으로 나왔다.

앞으로 고양이 카페를 갈 때는

뜯길 염려 없는 맨투맨을 입어야겠다!

 

 

방에서 낮잠 좀 자다가 저녁엔 2년 만에 짬잘남에 갔다.

여기 즉석짜장면이 다른 중국집 간짜장보다 훨씬 맛있었다.

불향이 확 나는 게 내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

 

 

탕수육과 고량주가 빠질 수 없다.

 

 

음식을 거의 다 먹어갈 때쯤

알딸딸해진 현민이가 군만두랑 고량주 한 병을 더 시키려고 했다.

고량주는 내가 저지해서 막았는데 군만두는 시켜버렸지...

결국 또 맛있게 다 먹긴 했지만 배가 터질뻔했다.

소화불량이 일어나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

 

방으로 돌아가서 영화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아아아주 건실한 청년 모드로

빈틈 없이 시간을 알차게 보낸 날이어서 뿌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