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ny Hand DEEZ

 시험이 끝난 주에 대학생은 수업이 없어야 정상. 하지만 기창공과 실용화법은 시험 자체를 치지 않았고.. 오늘 둘 다 수업을 들은 난 비정상. 1교시가 없었어서 다행이지 9시 수업을 들었어야 했으면 그냥 강의를 안 들어갔을 거다. 실용화법 듣는데 재미도 없고 집중이 전혀 안 돼서 계속 폰 봤다.


 점심시간엔 풀미모 10명이서 다이마루 테이블 하나를 통째로 점령했다. 난 수제돈가스우동이었나.. 이름이 맞는지 모르겠는데 암튼 그걸 시켰다. 저번에 이현민이 저 메뉴를 시켰었는데 한 젓가락 뺏어먹고 너무 맛있었어서 자꾸 생각이 났다. 그땐 라지도 아니고 점보로 시켰었는데. 거의 세숫대야랑 비슷한 크기의 그릇에 나와서 놀랐더랬지. 그걸 다 먹은 민이를 보고 한 번 더 놀라고.


 기창공 전까지 한 시간 좀 넘게 남았다. 강의실에 들어가서 존버하기로 했다. 내가 블로그에 들어와서 글 수정을 하고 있었는데, 미모들이 관심을 보이더니 티스토리 초대장을 보내달라고 했다. 고등학교 친구들은 내 블로그를 보고 신기해하기만 했지 자기가 직접 만들어보려는 시도는 전혀 안 했었는데. 대학교 친구들은 같은 컴학이라 그런가. 바로 관심을 보이고 자기들도 해보겠다고 해서 '아 역시 같은 과라 다들 좋아하는 것과 성향이 비슷한 걸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다같이 HTML이랑 CSS를 배워서 스킨을 제작해 팔아먹기로 했다. 농담 반, 진담 반이다. 돈 벌 생각하니 신나는 걸.


 기프 중간고사 4번 문제를 형욱이가 한참 붙잡고 있더니 결국 풀어냈다. 괜히 코변이 아니라니까. 아 근데 이 문제가 정말 문자열을 사용해야만 풀 수 있는 거라면 뭔가 문제가 있다. 배우지도 않은 내용을 출제하면 형평성에 어긋나잖아. 일단 어떻게 푸는 건지 교수님께 답변을 듣고 나서 따지든지 말든지 해야겠다.




 기창공 들으면서 학접기를 했다. 원래 장미를 접으려고 했는데 종이가 너무 작아서 못 접겠다고 판단하고 이누가 만들고 있던 학으로 갈아탔다. 다 접고 나니까 양쪽 손끝이 노래져있더라.


 수업 끝나고 여방에 생리대 가지러 갔는데 모든 서랍을 다 뒤져봐도 없었다. 하도 여실 물품이 어쩌고 저쩌고 하길래 난 뭐 엄청나게 쌓아놓고 있는 줄 알았지. 여총회비로 쓸데없는 거 사지 말고 진짜 필요한 거나 제때 사놓았으면 좋겠다. 암튼 그래서 난 향토에 들렀다가 센파로 가고, 애들은 바로 가서 편의점에서 먹을 걸 샀다.


 센파에 돗자리를 깔고 앉았는데 모기가;; 진짜 징그럽게 많았다. 우리 머리 위에서 맴돌고 있었다. 상현이가 걔네를 파블로프의 개처럼 길들여 보겠다고 자꾸만 비닐봉지를 휘둘러대는데, 내가 보기엔 부질없어 보였다. 당장은 도망가는 것처럼 보여도 1분만 지나면 다시 몰려들 텐데. 난 오늘 센파에 모기가 그렇게 많을 줄은 몰랐지.




 알바 간 상민이 제외하고 9명 풀미모였다. 오쥬는 기창공 팀플 끝나고 조금 늦게 합류했다. 아까는 별 생각 없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연플리 주인공들이 교복 입고 캠퍼스 안에서 술 까놓고 놀았던 장면이 좀 겹쳐보이는 것 같다. 어 그니까 무슨 말이 하고 싶냐면.. 센치한 가을에 돗자리 깔고 맥주 한 캔 할 수 있는 넓은 공원이 학교 안에 있어서 좋다고.




 배깐에서 김피탕과 마늘치킨을 시키고, 유로코 피자에서 정원초과 피자랑 양념감자를 시켰다. 상현이가 피자 배달 주소를 자기 집으로 해서 조질 뻔했지만, 다행히 오토바이 출발 직후에 전화로 정정을 해서 무사히 먹을 수 있었다. 배불러서 피자는 조금 남겼다. 야식마차는 놀다 보니 시간이 지나서 안 갔다.


 돗자리를 가져다놓으려고 과방으로 돌아갔는데, 정원이 언니를 만났다. 그리고 정말 갑자기 다음 주 화요일에 술약이 잡혔다. 원래 언니랑 서정이 약속이었던 것 같은데 내가 낄끼하는 게 돼버렸다..! 다들 야식마차 먹으면서 열심히 시험공부 중이던데 좀 안쓰러웠다. 또 이중적으로 기분 좋기도 했다. 왜냐면 나는 끝났거든!


 이누랑 북문 동노에 갔다. 처음에 반반에 들어갔는데, 남은 방이 하나도 없었다. 시험 기간인데 다들 공부 안 하나..? 기다리기 싫어서 와우로 자리를 옮겼다. 한 시간 넘게 부르고 나왔다. 지갑에 또 현금 채워놔야지. 동노도 동노지만 이제 곧 붕어빵과 땅콩과자를 즐길 수 있는 계절이 오니까. 길거리에서 사먹을 생각하니 벌써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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