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ny Hand DEEZ

 어제 소네, 이산수학을 치고 오늘(16일) 기프를 쳤다. 이틀만에 시험이 끝났다. 중학생보다 시험기간이 짧다니! 빨리 끝나서 너무 행복하다. 공부가 별로 재미가 없어서 시험기간엔 늘 폰을 만지고 싶었는데, 이번 시험기간엔 그렇지 않았다. 별로 폰을 보고 싶지도 않았고, '엄청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다. 무지막지하게 어려워 보이는 내용도 막상 시작하니 나름 할 만한 것 같았고. 1학기 때보다 적어도 5배는 더 열심히 공부한 것 같다. 시험 때 실수도 몇 개 하고,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딱히 후회는 없다.


 평소에 기프 공부를 따로 더 하면 좋을 것 같다. 혼자 열혈C 좀 보려고 한다. 이산수학도 수업 열심히 듣고 복습 제때 해야지. 1학기 땐 그냥 막막함 그 자체였는데, 지금은 뭘 해야될지 조금은 알 것 같다. 1학기 때보다 과제나 팀플도 훨씬 많아서, 내 수업 참여도도 많이 높아진 것 같다.


 기프 시험 전날엔 일일이 코딩하기보다는, 문제 훑고 코드 훑고 모르는 건 살짝 암기하고 빨리빨리 넘기는 게 중요한 것 같다. 하나씩 붙잡고 있을 시간이 없다.


 그저께였나, 갑자기 대학교 입학 후 첫 개강날에 점심으로 뭘 먹었었는지 기억이 안 나서 블로그를 뒤져봤다. 엄청나게 자세하게 적혀있는 그 날의 하루 일과를 읽으면서 뜻밖의 꿀재미를 느꼈다. 정말 소소한 것들이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고 이야깃거리가 되는구나 하면서.


 그래서 다시 일기를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매일은 못 적겠지만 뭔가 특별한 일이 있는 날만이라도. 나의 역사를 기록하는 건 꽤나 의미있는 일이니까. 인생에서 가장 시간이 없다는 고3때도 부랴부랴 블로그를 개설하고, 아주 사소한 일상까지 구구절절 기록했었는데 지금은 뭔들 못 할까. 그땐 특별한 일이랄 게 없어서 카페 한 번 간 것까지 엄청나게 호들갑 떨면서 기록했던 것 같은데.


 오늘 기프 시험까지 끝나고 오빠랑 쪽문 우리분식에 갔다. 생삼겹구이랑 고기볶음을 먹었다. 처음 가본 분식집이었는데 꽤 괜찮았다. 반찬으로 나온 고구마 튀김이 인상적이었다. 쪽문에 있는 분식은 웬만하면 다 맛있는 것 같다. 오빠가 잠을 못 자서 거의 좀비였는데, 공부 호로록 해버리고 오늘은 푹 잤으면 좋겠다.


 저녁을 먹은 뒤엔 미모(자칭 미가 모자란) 여자애들을 만나서 북문 반짝반짝 빛나는에서 타르트를 먹었다. 저번에 먹어봤던 얼그레이 초코 타르트, 티라미수 타르트랑 딸기 치즈 타르트였나? 이렇게 세 가지를 시켰다. 음료는 난 말차라떼를 먹었다. 그 카페의 말차라떼가 진하고 맛있다. 오랜만에 서로 고등학교 얘기를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들다가 마감시간인 9시에 나왔다. 게임방 옆에 있는 동노에 가서 노래를 불렀다. 내 첫곡은 윤딴딴의 '니가 보고 싶은 밤'이었다. 요즘 이 노래에 빠져서 노래방만 가면 이걸로 스타트를 끊는다. 두 키를 올려서 부르면 나한테 딱 맞다. 10시 좀 넘어서 이누랑 긱사에 들어왔다.


 저번에 일청담 앞에서 어떤 화학공학과 학생이 시향을 부탁해서 시향하고 내 생각을 그대로 말해줬는데, 대답을 너무 잘 해줬다며 그 분이 한 번 더 만나서 시향을 부탁드려도 되냐고 그랬다. 그래서 좀 당황스러웠지만 번호를 줬고, 중간고사 공부 시작 전에 복지관에서 한 번 더 시향을 해줬다. 근데 시향만 한 게 아니고 거의 한 시간 동안 tmi 파티를 했다. 그럴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그 분이 자꾸만 개인적인 걸 묻고 본인 얘기도 많이 해줘서 얼떨결에 그렇게 됐던 것 같다. 그게 끝인 줄 알았는데 다음에 딱 한 번만 더 시향해줄 수 있냐고 했다. 거절을 칼같이 잘 하는 성격인데. 한 시간 동안 나름 가까워졌다고 생각했고 그 분 인성이 마음에 들어서 그랬는지 또 수락해버렸다.


 그리고 오늘 그 분한테 또 연락이 왔다. 다 좋은데 왜 은근슬쩍 나를 그냥 '도희'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도희씨'도 아니고. 아무리 내가 그 분보다 어려도 그 분이랑 잘 아는 사이도 아니고 말을 놓기로 한 것도 아닌데. 목요일에 만나기로 했는데 이번에도 엄청 길게 붙잡고 있을까봐 조금 불안하다. 귀찮기도 하고. 이번엔 뭔가 길게 끌 것 같으면 빨리 끝내달라고 제대로 말해야지.


 신서유기는 모든 시즌을 다 챙겨봤다. 그리고 얼마 전에 시즌5가 시작했다. 오빠를 끌어들여 같이 보고있다. 아직 3화는 못 봤다. 오빠 시험 끝나면 봐야겠다.




 신서유기 보는 내 현민;; 졸귀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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